* KBS1 라디오 <경제투데이>의 '궁금한 IT 트렌드' 코너에 출현한 내용입니다. * 본 내용은 2016년 11월 21일 방송분입니다.
정부가 구글 지도 반출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관련 산업, 서비스들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요?
<궁금한 IT 트렌드>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원석현 아나운서
구글 지도 반출 불허, 어떤 시장이 영향을 받습니까?
김덕진 부소장
5000분의 1의 “정밀” 지도 서비스가 영향을 미치는 범위는 꽤 많이 있습니다.
일단 최근 스마트폰 기반의 모든 서비스에서 뜨거운 모든 서비스 범위가 영향을 받는데요,
1) 일단 길찾기 서비스에 영향. 구글지도 기반의 구글맵이 제대로 안 될 것입니다.
길찾기 서비스는 구글이 지금이라도 당장 맘만 먹으면 되는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5000분의 1 지도를 배경으로 하게 되면 그 정보 내용은 훨씬 더 풍부하고 정밀해지게 되는데, 단순한 O2O서비스로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구글이 자랑하는 증강현실(AR)기술과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한 더욱더 강력한 O2O(Offline to Online)연계 서비스가 될 것입니다.
2) 단순히 길찾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글의 지도정보를 활용하고 있는 모든 서비스 부분에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 대표적인 논란을 한번 더 불러일으킨 포켓몬고와 같은 증강현실 게임부터 시작해서
- 배달앱이나 숙박시설등 O2O 서비스에서 구글지도를 쓰고있는 해외 앱들이나 글로벌 앱들에서 영향
- 자율주행차와 드론, 차량관련 인포테인먼트 분야등 의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등 최근의 스마트폰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의 첫 관문을 지도 서비스라고 할 수 있을정도로 지도 서비스는 우리눈에 보이는 부분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다양한 시장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출처 : http://aedi.tistory.com
원석현 아나운서
소비자 입장에서 경험하게 되는 문제는 무엇일까요?
김덕진 부소장
앞서 말씀드린 분야들에서의 소비자가 겪게 되는 문제를 하나씩 설명해보면,
가장 먼저, 네비게이션 서비스처럼 직접 소비자가 지도를 이용하는 서비스에서는 해외에서는 구글맵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지도검색부터 네비게이션까지 가능한데 국내에서는 불가능(자동차 길 찾기·도보 길 찾기·3차원 지도·실내 지도)해 질 것입니다. 이는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인네요. 현재 외국인이 국내에 와서 영어로 된 지도 서비스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실정입니다.
이와 함께 다양한 구글의 서비스도 사용할 수 없는데요. 최근에 나온 구글트립스라는 여행추천앱이 있는데, 여행계의 끝판왕이라고 불리우는 앱입니다. 세계 200여개 도시 정보를 담은 '개인화된 투어 가이드' 서비스로 기존의 여행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앱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런 앱을 국내 여행시에는 사용하는데 상당한 한계점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안드로이드와 iOS 모두에서 사용 가능한 이 앱은 이메일을 통해 비행기 티켓과 호텔 예약, 차량렌트 등에 관한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합니다. 또 200개가 넘는 전 세계 도시에 대한 가이드는 물론 개인별 구글 히스토리에 기반해 레스토랑이나 행선지 등을 추천 해줍니다.
두 번째는 구글 “자체” 서비스가 아닌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들을 사용하는데에 제한이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도정보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안드로이드의 스마트폰 앱은 구글지도 API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인데요. API는 일종의 통신규약인데 지도가 필요한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에서 자사가 직접 지도는 만들지 않고 구글의 지도를 끌어와서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렇게 구글지도 API를 활용하는 서비스들을 정말로 다양합니다.
앞서말씀드린 증강현실 기반의 게임부터 숙박이나 맛집정보를 제공하는 해외서비스, 또 에어비앤비같은 숙박서비스처럼 소위 우리가 O2O나 공유경제라고 말하는 다양한 플랫폼들이 구글지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슈는 바로 “자율주행차”와 “드론”과 같은 첨단 산업들입니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에 곧 정식 매장을 낼 것으로 보이는 테슬라의 경우에도 자율주행기능을 구글맵 기반으로 쓰기 때문에 국내에 자율주행차 관련 법규가 얼마전에 풀려 이제 자율주행차 시범주행이 전국 모든도로에서 가능한 상황일지라도 테슬라의 자율주행기능을 쓰는데는 분명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원석현 아나운서
한편으로 이렇게 되면 그만큼 구글에게 강력한 힘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는데요?
김덕진 부소장
구글은 안드로이드폰 고객 대상의 와이파이위치서비스(WPS)와 구글맵 지도서비스를 결합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이통사나 포털에 비해 엄청나게 편리하고 효율적인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개인 및 기업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게 되고요. 이 종합 위치기반서비스(LBS)를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 관광객들에게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국내 관련 업계에 미칠 후폭풍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구글은 안드로이드OS와 앱을 통해 손쉽게 고객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반면 국내 이통사와 포털들은 훨씬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5000분의 1 지도는 고객의 위치를 단순히 상점에 있다는 정도만 알려주던 데서 벗어나 상점내의 구체적 위치까지 파악시켜 주게 됩니다. 이는 구글서비스의 글로벌 고부가화를 가속시킬 전망이고, 이달 초 구글캐피털이 세계적 숙박앱인 에어비앤비에 투자를 결정하며 구글과 비앤비는 동맹기업으로 맺어졌습니다.
우리 정부가 지도 반출을 허용한다면 구글은 더 정밀한 지도데이터와 자사의 첨단 기술을 연계시키면서 위력을 더하면서 국내 관련 중기벤처들을 초토화시키게 될 것이고, 외국 관광객들은 구글서비스로 몰려가게 될 것입니다.
다른 시각도 있는데, 5000분의 1 지도가 우리 산업계에 가장 크게 영향력을 미칠 부분은 자율주행차와 빅데이터가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원석현 아나운서.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지도 반출 안하고, 우리 경쟁력으로 해나갈 가능성은 없습니까?
김덕진 부소장
첫 번째로 서비스 상의 문제인데, 구글 지도의 기능만큼까지 국내시스템이 아직따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나 다음이 일단 시간은 벌었으니 이제 구글지도에 맞먹는 지도 서비스를 개발할 거라고 저는 기대합니다.
두 번째로는, 서드파티의 문제인데요. 많은 해외 서비스들이 구글지도 기반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기업이 테슬라로, 이들에게 국내만을 위해 국내서비스를 쓰라고 할 수 없수 없습니다. 또 국내 업체들의 불편함에도 구글 API기반의 서비스를 쓰고 있는 곳들이 많은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것도 있지만 프로그래머 입장에서도 네이버 카카오의 지도 API의 기능이 구글의 지도 API보다 훨씬 떨어진다고 합니다. 지도 데이터 자체는 네이버 지도 API가 훨씬 정확하고 정밀하지만 구글 지도 API에 비하면 API의 기능이 크게 떨어져 기초적이고 단순한 지도 기능만 제공하고 고급검색이나 길찾기 표시 지정 같은 복잡하고 정교한 기능은 거의 지원하지 않아서 구글 API를 이용한 앱처럼 기능이 풍부하고 다양한 위치기반 앱을 작성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세 번째로, 이런상황에서 대응을 위해서는 국내 산업전반의 연합과 스타트업을 키울수 있는 전체적인 대응이 필요한데요. 지금부터라도 빠르게 개선하여,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시간을 번 것이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기술격차를 줄이고 조금이라도 국내 시장을 방어할 수 있는 틈에 공격적인 시장 진입이 필요합니다.
한국은 구글 지도 막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한국 정부나 기업이 중국처럼 지도 인프라 및 서비스 투자를 해야한다고 봅니다.
지도서비스를 가지고 있는 네이버나 카카오와 하드웨어 기술을 가진 삼성과 현대차등이 함께 연합하여 빨리 그림을 그려야 할것같고, 그 밑에 다양한 국내 스타트업들에게도 이러한 서비스를 지금보다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주는 것만이 대응을 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지금의 상황은 마치 애플에서 최초로 스마트폰이 출시 되었을 때 국내에 출시되는 과정이 늦어졌었고 이후 대응들에 의해 우리나라에 있었던 다양한 변화와 같은 시점으로 보입니다.
원석현 아나운서
구글이 또 다시 요구해올텐데요..시기상의 문제겠지만요...근본적인 대책이 뭘까요?
김덕진 부소장
솔직히 구글이 국내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방법들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구글이 원하는 방법이 아니고 또 이렇게 될 때는 구글 주도의 운영이 아닌 제한적인 방법에서만 운영이 됩니다. 이러다보니 구글에서는 힘싸움을 하였던 것인데.. 정부의 지도데이터 국외 반출 불허로 구글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3가지로 압축됩니다.
1) 국내에 서버를 설치하거나(이러면 법인세등 국내법인이 명확히 생기는 것)
2) 국내 업체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하는 것
3) 혹은 서비스를 아예 포기하는 것 등이다.
1) 대표적 사례로 ‘안드로이드 오토’는 최근 완성차 업체부터 IT 업체까지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커넥티드카 플랫폼 중 하나입니다.. 구글은 그동안 한국 지도 해외 반출이 안돼 ‘길찾기’ 기능을 제공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펴왔습니다. 반면 애플은 현재 국내 내비게이션 업체와 제휴를 맺고 국내 서버를 통해 일찌감치 애플 지도 앱에서 ‘길찾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국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의 불편을 핑계로 한국 정부에 정밀지도 반출을 압박했다는 비판이 나왔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2) 또는 한국정부와의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수도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구글 지도 내 군사시설에 대한 블러(흐리게)하는 처리등을 해주는 것이 있습니다. 구글은 지난 8월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정밀지도 반출을 규제하는 나라가 한국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두달 뒤, 10월 국정감사를 통해 중국과 이스라엘 역시 지도 반출을 규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3) 하지만 이런것들은 정말 잠깐 임시적인 대응일 뿐이지, 본질적으로 구글에 대응할만한 강력한 서비스 협동체가 만들어지거나 또는 구글에게 오픈을 하더라도 대응이 될 만큼 강력한 서비스가 있어야만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내의 서비스를 쓰더라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일단 서비스 퀄리티를 높여두지 않는다면 결국 IT계의 갈라파고스를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